미래이음’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문화통합연구소의 초청을 받아, 탈북 청소년들이 재학 중인 대안학교(고등학교 과정)에서 고려인 글로벌 네트워크(KORYOIN GLOBAL NETWORK·KGN) 채예진 이사장의 고려인 역사·문화 특강이 개최되었다. 이날 강연에서 학생들은 고려인의 정의와 형성 과정, 그리고 오늘날 러시아어권 고려인 차세대 청소년들이 마주하고 있는 다양한 현실적 과제에 대해 깊이 있게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두 집단이 가진 공통점과 차이점을 짚어보는 대목에서 학생들은 깊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한편으로 이들에게는 공통된 아픔이 존재한다. 한국어 구사의 어려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 그리고 스스로의 역량에 대한 확신의 부족 등이 그것이다. 중국을 거쳐 한국에 입국한 많은 탈북 청소년 역시, 고려인 청소년 중 일부와 마찬가지로 한국어가 유창하지 못해 언어적 장벽을 겪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중대한 차이점도 존재한다. 고려인 차세대들은 대한민국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생명의 위협을 무릅써야 하는 사선을 넘지는 않았다. 따라서 교육과 사회 통합, 그리고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 길에 있어 초기 기회가 더 넓게 열려 있으며 제도적 장벽도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반면, 상당수의 탈북 청소년들은 남한에 연고나 친척이 거의 없는 외로운 처지이다. 이들에게는 돌아갈 고향이 없으며, 북에 남겨둔 가족들과 연락이 완전히 단절된 경우도 허다하다. 그렇기에 고려인 청소년들은 자신들이 처한 환경과 입지를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주어진 기회와 스스로 걸어온 길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며, 이러한 자산을 미래로 나아가는 원동력으로 삼는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번 만남이 단순히 일방적인 강연에 그치지 않고 쌍방향 소통으로 이어졌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특강에 참여한 학생들은 또래 고려인 청소년들과 친구가 되고 싶다는 뜻을 적극적으로 밝혔으며, 이들의 만남은 조만간 실제 지속적인 교류와 소통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타인을 이해하는 것은 언제나 나 자신을 깊이 이해하는 계기가 된다. 그리고 이 진솔한 대화야말로 우리가 함께 열어갈 미래의 시작이다.